‘운명전쟁49’, 순직 소방관 사주풀이로 고인모독 논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가 2회 방송에서 순직 소방관의 사망 원인을 맞히는 미션을 진행해 고인모독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유족은 “이런 내용으로 동의한 적 없다"고 반박했고, 제작진은 “유족 동의를 거쳤다"고 해명하면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나? 논란의 발단

2화 ‘사인 맞추기’ 미션

2026년 2월 11일 공개된 운명전쟁49 2회에서, 49명의 운명술사들이 망자의 사망 원인을 맞히는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제작진은 고인의 사진, 생년월일시, 사망 시점을 단서로 제공했고, 운명술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인을 추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운명술사들은 “불과 관련된 사주”, “붕괴나 압사 느낌” 등의 표현을 사용했고, 패널인 연예인들은 놀라거나 감탄하는 리액션을 보였습니다.

공개된 고인의 정체

이 미션에서 다뤄진 인물은 2001년 홍제동 방화사건으로 순직한 故 김철홍 소방교였습니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직 소방관의 죽음이 예능 프로그램의 ‘맞히기 게임’ 소재로 사용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홍제동 방화사건이란?

운명전쟁49에서 다뤄진 홍제동 방화사건은 대한민국 소방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입니다.

사건 개요

항목내용
일시2001년 3월 4일 새벽
장소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다가구 주택
원인주민 최모 씨의 방화
피해소방관 6명 순직, 3명 부상

새벽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골목의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150m를 소방호스를 끌고 뛰어야 했습니다. 구조 작업 중 건물이 붕괴되면서 6명의 소방관이 매몰되어 순직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소방관 방화복 개선, 불법주차 단속 강화 등의 제도적 변화가 이루어졌으며, 2024년 개봉한 영화 **‘소방관’**이 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유족 vs 제작진: 엇갈리는 주장

유족의 주장: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동의했다”

故 김철홍 소방교의 조카라고 밝힌 A씨가 SNS를 통해 반발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A씨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작진이 유족(고인의 누나)에게 **“우리나라를 위해 일한 영웅이나 열사, 의사 다큐멘터리를 만든다”**고 설명
  • 이 취지에 공감해 동의서에 서명
  • 그러나 실제 방송을 보니 무속인들이 고인의 사인을 맞히는 서바이벌 예능이었음
  • “이런 거였으면 동의 안 했다”
  • “무속인들이 삼촌이 어떻게 죽었는지 맞히고, 방송인들은 신기해하며 웃고 있더라”

유족의 핵심 주장은 동의를 받은 것 자체가 아니라, 동의 당시 설명된 내용과 실제 방송 내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제작진의 해명: “기획 의도와 구성을 안내했다”

운명전쟁49 제작진은 2월 18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당사자 본인 또는 가족 등 대표자와 사전 협의와 설명을 바탕으로 동의 하에 제공”
  •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라는 기획 의도와 구성을 안내
  • 관련 정보 제공 및 초상 사용에 대한 동의도 함께 이루어짐
  • “의미 있는 삶을 살다가 운명을 달리한 분들의 마지막 순간을 돌아보면서 영웅의 모습을 조명하자는 취지”
  • 다만 **“마음에 상심을 드린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사과
  • “향후 방송을 만드는 데 도와주시는 분들이 마음 상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

논란의 핵심 쟁점

이번 논란은 단순히 ‘동의를 받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몇 가지 복합적인 쟁점이 얽혀 있습니다.

1. 설명과 실제 방송의 괴리

유족은 **“다큐멘터리”**라고 들었고, 제작진은 **“서바이벌 형식”**을 안내했다고 합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지만, 유족이 실제 방송을 보고 당황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2. 순직자를 예능 소재로 사용하는 것의 적절성

동의 여부와 별개로, 국가를 위해 순직한 소방관의 죽음을 예능 프로그램의 **‘맞히기 게임’**으로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3. 충분한 정보에 기반한 동의(Informed Consent)였는가

법적으로 유효한 동의가 되려면, 동의하는 사람이 자신이 무엇에 동의하는지를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유족이 주장하듯 다큐멘터리로 알고 서명했다면, 이는 형식적으로는 동의서가 있더라도 실질적인 동의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겹치는 논란: 박나래 무편집 출연·패널 하차

운명전쟁49는 이번 논란 이전에도 여러 구설에 올랐습니다.

박나래 무편집 논란

패널로 출연 중인 박나래는 매니저 폭행 및 불법 시술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사전 제작 분량이라는 이유로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되었습니다. 제작진은 “수백 명의 노력이 담긴 작품을 한 사람 때문에 폐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호선 1회 만에 하차

상담 전문가로 패널에 합류했던 이호선은 1회 방송 후 돌연 하차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내가 나설 길이 아니다”**라며 자괴감을 이유로 들었고, 이후 박하선이 대체 합류했습니다.


앞으로의 전개는?

운명전쟁49는 총 10회 편성으로 아직 방송이 진행 중입니다. 순직 소방관 논란 이후 제작진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지, 유족과의 소통이 이루어질지가 향후 관심사입니다.

이번 논란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실존 인물, 특히 고인을 소재로 다룰 때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한 범위인지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동의서 한 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제작 윤리와 방송 책임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