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기하라, 쇼트 5위에서 세계신기록 역전 금메달
2026년 2월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일본의 미우라 리쿠·기하라 류이치 조가 158.13점(세계 신기록)을 기록하며 총점 231.24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리프트 실수로 5위(73.11점)까지 밀려났던 두 선수가 프리에서 선두를 약 10점 차로 따돌리는 역전극을 연출한 것으로, 현행 채점 시스템(ISU Judging System)이 도입된 2006년 이후 올림픽 페어 사상 최대 점수 차 역전 우승 기록입니다.
이 금메달은 일본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최초의 페어 올림픽 금메달이자, 2018년 평창 올림픽 남자 싱글 하뉴 유즈루 이후 8년 만의 일본 피겨 금메달이기도 합니다.
미우라 리쿠·기하라 류이치는 누구?
선수 프로필
| 구분 | 미우라 리쿠 | 기하라 류이치 |
|---|---|---|
| 생년월일 | 2001년 12월 17일 (24세) | 1992년 8월 22일 (33세) |
| 출신 | 효고현 다카라즈카 |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
| 포지션 | 여성 파트너 | 남성 파트너 |
| 훈련지 |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
| 코치 | 브루노 마르코트, 미건 듀아멜 | 브루노 마르코트, 미건 듀아멜 |
아이스링크 알바생에서 올림픽 챔피언까지
두 선수의 만남은 드라마 같은 이야기입니다. 기하라 류이치는 원래 싱글 스케이터로 활동하다가 페어로 전향한 선수입니다. 2019년 이전 파트너 스자키 미우와의 활동이 종료된 후, 어깨 부상과 뇌진탕으로 재활을 하면서 아이스링크에서 신발 렌트 아르바이트를 하며 새로운 진로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역시 파트너와 헤어진 미우라 리쿠가 2019년 7월, 기하라에게 직접 파트너십을 제안했습니다. 트라이아웃에서 기하라가 미우라를 트위스트 리프트로 들어올린 순간, 그는 **“지금까지와 느낌이 달랐다”**며 은퇴 생각을 접었다고 합니다.
이후 두 선수는 캐나다 오크빌로 훈련 거점을 옮기고, 올림픽 페어 챔피언 출신인 브루노 마르코트와 미건 듀아멜 코치 아래서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경력
| 연도 | 대회 | 성적 |
|---|---|---|
| 2022 |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 | 은메달 |
| 2022 | 세계선수권 | 은메달 |
| 2023 | 세계선수권 | 금메달 (일본 페어 최초) |
| 2023 | 사대륙선수권 | 금메달 |
| 2024 | 세계선수권 | 은메달 |
| 2025 | 세계선수권 | 금메달 (2연패) |
| 2025 | 사대륙선수권 | 금메달 |
| 2025-26 | 그랑프리 파이널 | 금메달 |
| 2026 | 밀라노 동계올림픽 페어 | 금메달 |
세계선수권 2회 우승, 사대륙선수권 2회 우승,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까지 거머쥔 현역 최강 페어입니다.
경기 상세: 쇼트 5위에서 프리 세계신기록까지
쇼트프로그램 (2월 16일): 리프트 실수로 5위
쇼트프로그램에서 미우라-기하라 조는 오프닝 트리플 트위스트와 트리플 토루프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켰지만, 라소 리프트에서 미우라가 기하라의 어깨 위에서 미끄러지는 실수가 발생했습니다. 이 실수로 레벨 4를 받아야 할 리프트가 레벨 2로 하향 평가되었고, 실행 점수(GOE)에서 -2.30점이 감점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73.11점에 그치며, 시즌 베스트로 선두에 오른 독일의 하세-볼로딘 조(80.01점)에 약 7점 차로 뒤처진 5위에 머물렀습니다.
쇼트프로그램 상위 5팀
| 순위 | 팀 (국가) | 점수 |
|---|---|---|
| 1위 | 하세·볼로딘 (독일) | 80.01 |
| 2위 | 메텔키나·베룰라바 (조지아) | 75.46 |
| 3위 | 페레이라·미쇼 (캐나다) | 74.60 |
| 4위 | - | - |
| 5위 | 미우라·기하라 (일본) | 73.11 |
프리스케이팅 (2월 17일): ‘글래디에이터’ 세계신기록
운명의 프리스케이팅.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영화 ‘글래디에이터’ 사운드트랙에 맞춰 빙판 위에 선 두 선수는 전날의 실수를 완전히 털어냈습니다.
첫 과제인 트리플 트위스트 리프트를 높게 성공시킨 것을 시작으로, 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러츠, 스로 트리플 루프(던지기 점프)까지 모든 기술 요소를 완벽하게 착지했습니다. 연기 전반에 걸쳐 빈틈없는 구성과 감정 표현이 어우러져 관중석에서는 연기 도중에도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최종 프리스케이팅 점수 158.13점. 이는 종전 세계 기록 157.46점을 0.67점 경신한 세계 신기록이었습니다.
연기를 마친 두 선수는 링크 위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기하라는 “아침부터 계속 울었다"고 밝혔고, 일본의 한 해설자는 **“이 연기는 우주 최고다!”**라고 감탄했습니다.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 역시 이 연기를 보고 **“That was perfection(그건 완벽이었다)”**이라는 반응을 보내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종 순위 및 메달 결과
| 순위 | 팀 (국가) | 쇼트 | 프리 | 총점 |
|---|---|---|---|---|
| 🥇 | 미우라·기하라 (일본) | 73.11 (5위) | 158.13 | 231.24 |
| 🥈 | 메텔키나·베룰라바 (조지아) | 75.46 (2위) | 146.29 | 221.75 |
| 🥉 | 하세·볼로딘 (독일) | 80.01 (1위) | 139.08 | 219.09 |
은메달을 차지한 조지아의 메텔키나-베룰라바 조에게는 이 메달이 조지아 역사상 첫 동계올림픽 메달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습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달리던 독일의 하세-볼로딘 조는 프리에서 밀리며 동메달에 머물렀습니다.
이 금메달이 특별한 이유
올림픽 사상 최대 역전극
쇼트프로그램 5위에서 선두를 약 10점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한 것은, 2006년 ISU 채점 시스템 도입 이후 올림픽 페어 부문 최대 점수 차 역전 기록입니다. 세계 신기록까지 작성하며 이뤄낸 역전이라 더욱 극적이었습니다.
아이스링크 알바생의 올림픽 정상
불과 7년 전 아이스링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은퇴를 고민하던 기하라 류이치가 올림픽 챔피언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 금메달에 스포츠 영화 같은 서사를 더해줍니다. 미우라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없었을 금메달입니다.
일본 피겨 페어의 새 역사
일본은 피겨스케이팅 강국이지만, 그동안 올림픽 메달은 남자 싱글(하뉴 유즈루 2연패)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페어 종목에서 일본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페어에서 우승한 것도 사상 최초입니다.